수유량 숫자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백일 아기가 하루 600ml를 먹으면 평균치 700~900ml보다 적어 보인다. 그런데 지난달보다 500g 이상 체중이 늘었고 하루 소변이 여섯 번을 넘긴다면 어떻게 할까?
그 아기에게는 600ml가 정확한 양이다.
평균 수유량은 여러 아기의 데이터를 모은 것일 뿐이다. 출생 체중이 다르고 현재 크기도 제각각인데 먹는 양이 같을 리 없다. 흡수가 잘돼서 적게 먹어도 되는 아기가 있는가 하면, 먹은 것을 많이 배출하거나 토해서 더 필요한 아기도 있다.
수유량 하나만 놓고 걱정하는 것은 절반짜리 판단이다.
성장곡선 안에서 꾸준히 늘어나는지 확인
백일 무렵은 출생 체중의 두 배가 되는 시기다. 남아는 5.5~7kg, 여아는 5~6.5kg 정도지만 이것도 범위일 뿐이다. 더 중요한 건 지난달과 비교한 증가량이다.
백일 전후로는 한 달에 최소 500g 이상 늘어야 한다. 출생 이후 계속 성장곡선 안에 있으면서 자신의 속도로 올라가고 있으면 정상이다. 곡선 아래에 있어도 그 선을 따라가고 있다면 문제없다. 반대로 곡선 안에 있다가 갑자기 증가가 멈추거나 선을 벗어나면 확인이 필요하다.
키와 머리둘레도 함께 봐야 한다. 몸무게만 늘고 키는 안 크거나, 머리만 크고 나머지가 따라가지 못하면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체가 균형 있게 자라는지가 핵심이다.
소변과 기저귀로 수분 충분도를 판단하기
수유량이 충분한지 가장 빠르게 확인하는 방법은 소변이다. 기저귀를 하루에 여섯 번 이상 적시고 색이 연한 노란색이면 수분 섭취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진한 노란색이거나 횟수가 적으면 부족한 것이다.
대변도 나오는지 살펴봐야 한다. 백일 무렵 모유 수유 아기는 며칠에 한 번 볼 수도 있고, 분유를 먹는 아기는 보통 하루에 한 번 이상 본다. 대변을 본다는 것은 영양을 제대로 흡수하고 있다는 신호다.
아기의 표정도 중요하다. 먹고 난 뒤 만족스럽게 잠들고, 깨어 있을 때 활기가 있으며, 눈 맞춤이 되고, 옹알이를 한다면 현재 수유량으로 잘 자라고 있다. 먹고도 계속 칭얼대거나 자다가 자주 깬다면 배고픔 신호일 수 있다.
분유 수유 시 젖꼭지 사이즈와 수유 방법
분유를 먹이고 있다면 젖꼭지 구멍 크기를 점검해야 한다. 신생아용 S 사이즈를 계속 쓰다 보면 백일쯤 되면 빨아도 잘 안 나와 중간에 포기하기 쉽다. M 사이즈로 바꿔보자.
젖병을 거꾸로 들었을 때 우유가 방울 정도로 떨어지는 속도가 적당하다. 너무 빨리 쏟아지면 사레가 들리고, 안 나오면 아기가 빨다가 지친다.
수유 중간에 트림을 시키고 있는가? 공기를 많이 삼키면 배가 불러서 덜 먹게 된다. 한 번에 다 먹이지 말고 중간에 한두 번 세워서 트림시킨 뒤 다시 물리면 총량이 늘기도 한다. 수유 후에도 반드시 트림을 시켜야 토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모유 수유라면 앞젖만 먹고 끝내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뒷젖에 지방이 많아 칼로리가 높다. 한쪽을 최소 10분 이상 빨게 한 뒤 반대쪽도 물려야 뒷젖까지 섭취할 수 있다.
배고픈 신호를 놓치지 않기
세 시간마다 먹인다고 정해놓고 시간만 맞춰 주고 있진 않은가?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먼저 봐야 한다. 입을 쪽쪽 빨거나 손을 입으로 가져가거나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 배고프다는 뜻이다.
울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것이다.
배고파서 울 때까지 기다리면 아기가 너무 흥분해서 제대로 먹지 못한다. 신호를 보고 바로 주면 섭취량도 늘고 수유도 편해진다.
백일쯤 되면 수유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긴 하지만, 아기마다 다르다. 여전히 세 시간마다 먹고 싶어 하는 아기가 있는가 하면 네 시간도 괜찮은 아기도 있다.
밤에 깨서 먹던 아기가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면 낮 수유를 한 번 더 챙겨야 한다. 밤 수유가 빠진 만큼 낮에 보충해야 총량이 유지된다.
한 달간 체중이 제대로 늘지 않으면 소아과 진료
600ml를 먹는데 지난달 동안 200g 정도만 늘었다면 확인이 필요하다. 수유량 자체가 부족한 건지, 흡수를 못 하는 건지, 다른 원인이 있는 건지 살펴봐야 한다.
먹고 난 뒤 자주 토하거나 먹으려는 의욕이 없다면 더 빨리 방문해야 한다.
소아과에서는 몸무게만 보지 않는다. 키, 머리둘레, 피부 상태, 근육 긴장도, 반사 반응까지 전체를 평가한다. 성장곡선 아래에 있어도 자신의 속도로 따라가고 있으면 괜찮다고 하고, 곡선을 벗어났거나 증가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으면 원인을 찾는다.
수유 방법을 바꿔야 하는지, 분유를 바꿔야 하는지, 검사가 필요한지 판단해준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물어보자.
수유량을 늘릴 때 실전 팁
한 번에 많이 먹이려고 하면 거부하는 아기가 많다. 대신 하루에 한두 번 더 자주 주면 총량이 늘 수 있다. 지금 다섯 번 먹이고 있다면 여섯 번으로 늘려보자.
분유 농도를 진하게 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신장에 부담이 간다. 양을 늘리려면 한 번에 10ml씩 천천히 증가시켜보자. 아기가 거부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올리는 것이 방법이다.
수유 환경도 중요하다. TV 소리가 크거나 형제가 옆에서 뛰어다니면 집중을 못 해서 덜 먹는다. 조용한 곳에서 눈을 맞추며 먹이면 양이 늘기도 한다.
